Fly me to the moon

춘자(@SWERVINSEA)님 글 커미션

우리의 사랑은 늘 이별을 연습하는 과정과도 같았다. 망각과 체념을 고질적으로 앓으며, 광막한 시간선으로 끊임없이 투신하던 이의 손을 붙잡은 단 하나의 존재. 백야⽩夜와 극야極夜의 경계 위로 쏟아지는 유성우를 보며 빌었던 소원의 실재. 하릴없이 휘발되던 절실한 추억들을 유일하게 상기해낸 상실의 생존자. 낯선 행성으로 불시착한 두 존재가 마침내 서로를 온전히 마주 보던 순간, 불가항력처럼 언젠가의 작별 역시 깨닫게 되는 것이다. 우리는 어디까지나 다른 향수鄕愁를 지닌 자들이었기에. 그럼에도, 오늘은 그저 무용한 활자에 불과한 선언에 불과하더라도, 맞잡은 두 손의 체온을 감각하며 또 한 번 이별의 장면을 연습한다. 설령 억겁의 세기와 유리된 차원을 넘어 헤어지게 되더라도, 오직 달만은 우리가 했던 사랑의 지표가 되어줄테니. 너와 나를 이어주는 우주를 건너, 머지않은 날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. 기약 없는 성간비행이 될지라도 그것이 네게로 향하는 길이라면…….